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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프음의 침묵,,,
    Blah 2008. 12. 15. 23:50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고단한 5년의 시간을 깨치고 오늘 아침 7시까지 쌩쌩히 돌아주시던 나의 님은 갔습니다.

    2004년 최신형 컴퓨터라는 빛나든 옛 위용은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 갔습니다.

    날카로운 보드 쇼트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비프음에 귀먹고, 용맹한 님의 팬소리에 귀멀었습니다.

    부팅때마다 반겨주는 한번의 비프음조차 없이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 하얐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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